my story
팔순장인 여행길 소회
mickeymouse
2017. 5. 4. 19:35
나의 장인 아버님이라서 고맙습니다 필명 ㅡ빈센트
우리의 삶이 다 그렇듯이
아버님의 인생도 굴곡져 있었죠
젊은날 가족들을 책임져야 했던 아버님..
남해에서 부산으로 오셔셔
때론 비오는 날 왼손에 자전거를 오른손은 우산을 들고선
구포다리 건너 또 작은 나룻배타고
먼거리 학교로 통근하셨죠
때론 멀리 울산에서 외손주가 가와사키병으로 위급할때
밤택시로 달려와 주셨죠 제가 멀리 출장왔었을 때 말이죠
지금도 같은 동에 사는데도 한사코 큰딸 부담 줄이려
따로 생활하시죠
손수 밥도 하시구 빨래도 하시구요
아마도 맏딸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배려였었죠
올 봄감기가 유난히도 길었나 봅니다
나날이 야위어간 당신의 모습에
저의 먹먹한 가슴엔 먹물 한 점이 생겼고
나날이 떨리는 당신 목소리에
저의 손끝은 제 눈가에 맺혀진 눈물을 연신 딲아냅니다
한번은 담석도 모르고 응급실에 누워있는
수척해진 당신 이마의 잔주름에 손을 대면서
저의 가슴은 또 한번 더 먹먹해졌습니다
그때 알았죠.
당신은 나의 장인..나의 아버님인 것을..
더이상 멀리서 먹먹하게 바라만 보지 않으려 합니다
더이상 배겟닛에 눈물을 감추려 하지 않으려 합니다
이젠 당신을 놓아 주려 합니다
이젠 당신을 잡지 않으려 합니다
당신 자신으로 돌아가도록 하렵니다
이젠 당신은 그럴자격이 충분합니다
이젠 당신은 누릴 권리가 충만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저의 장인아버님이라 더욱 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