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try

[스크랩] 사람 사는 냄새

mickeymouse 2017. 12. 1. 08:20

사람 사는 냄새 率香/ 손숙자 무쇠 가마솥엔 보리쌀 갈라지는 소리 내 목젖에도 꿀꺽 군침 넘어가는 소리 꽁꽁 언 계곡물을 방망이로 툭툭 얼음 깨고 맨손으로 연신 빨래를 흔들어 댄다 홍시처럼 빨갛게 언 손 입에 대고 호호 불어 녹이며 널어놓은 빨래는 동태처럼 얼어붙어 세월 가는 줄 모른다 이렇게 산골의 밤은 칠흑 같이 어두워 불빛 하나 없어도 소박한 산골 마을엔 사람 사는 냄새가 새록새록 정겹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