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양이 크고 풍부함이
함지박처럼 넉넉하다고 하여 '함박꽃'이라고 한다.
예로부터 미인을 비유할 때
"서면 작약 芍藥, 앉으면 모란 牡丹"이란 속담이 있을 정도로
늘씬한 꽃대와 풍만한 꽃잎과 꽃술의 자태가 우아하고
색감이 다채롭고 빼어나다.
영국의 전설에서는
과오를 범한 요정이 작약 그늘에 숨었는데
면목이 없어 꽃이 빨갛게 물들었다고 하며,
꽃말인 <부끄러움>도 거기에서 땄다고 한다.
모란과 작약은 꽃 모양이 비슷해서
꽃으로는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모란은 목작약 木芍藥이라고 하는데
줄기가 겨울을 나는 나무이고
작약은 뿌리로 겨울을 나는 풀 초본식물이어서
줄기를 보면 쉽게 구분할 수 있다.
모란의 잎은 큰 잎이 삼지창처럼 갈라져 있고
작약의 잎은 작은 잎이 모여 있어
잎으로도 쉽게 구분한다.
4월 중순부터 5월 초에 피면 모란
5월 중순에서 6월 초에 피면 작약이다.
서로 질투해서인지
모란과 작약을 함께 만나보기는 쉽지 않다.
빼어난 자태뿐만 아니라 약효 또한 뛰어나
관상용뿐만 아니라 약재용으로도 길러진다.
영어명 peony는 그리스 신화의 의신(醫神) 파이온(Paiōn)에서 유래한다.
작약은 중국에서 유래된 이름으로 "적 癪'을 그치는 약'이라는 의미인데
'적 癪'은 심한 위경련(胃痙攣)으로 가슴과 배가 몹시 아픈 병(病)을 일컫는다.
중국에 작약지증 勺药之赠 [sháoyàozhīzèng] 이란 성어가 있는데
함박꽃 선물이라는 뜻으로,
"남녀 간에 함박꽃을 보내어 정을 더욱 두텁게 함을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예로부터 남녀 간에 애정표현의 꽃으로 사랑받아 왔음을 알 수 있다.
문헌에 따르면
중종 3년에 명나라 사신을 맞아 경회루(慶會樓) 북 쪽 못 가에서
임금이 사신에게 작약꽃을 꺾어 관(冠)에 꽂았다는 기록이 있고
선조 31년에는 명나라 장수인 양경리(楊經理)가
궁궐 뒤뜰에 피어있는 작약꽃을 구경하고 싶다고 하며,
뒤뜰로 내려가 손으로 꽃가지를 만졌다는 기록도 있다.
임진왜란이 선조 25년이니
왜란 이후 왜적을 막아준 명나라 장수에게 작약을 내어준 듯하다.
모란과 작약은 중국에서도
꽃 중의 왕 화왕(花王)이요
꽃 중의 재상 화상(花相)으로 여겼던 꽃이었다.
고려시대와 조선시대부터 궁궐에 모란과 작약을 심어 왔던 것이다.
흔히 재배하는 것을 작약(Paeonia lactiflora)이라 한다.
뿌리를 자르면 붉은빛이 돌기 때문에 적작약이라고도 한다.
산작약은 명종위기 2급이다.
잎 뒷면 맥위에 털이 있는 것을 호작약(var. hirta),
씨방에 털이 빽빽이 나는 것을 참작약(var. trichocarpa)이다.
이 작약꽃은 용인 한택식물원에서 본 작약으로
북경식물원에서 기증받은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산자약과는 많이 달라 보인다.
작약 [芍藥]
- 조통 趙通 -
誰道花無主 龍顔日賜親
수도화무주 용안일사친
也應迎早夏 獨自殿餘春
야응영조하 독자전여춘
午睡風吹覺 晨粧雨洗新
오수풍취각 신장우세신
宮娥莫相妬 雖似竟非眞.
궁아막상투 수사경비진
누가 꽃에는 임자가 없다 했는고,
임금님이 날마다 친히 보아주시는데.
응당 일찍 여름을 맞이하면서,
혼자서 남은 봄기운을 마무리하네.
낮잠 자다가 바람결에 깨어난 모습이요,
빗물로 씻어 새벽 단장을 깨끗이 하는구나.
궁중 여인네는 이 꽃을 보며 질투하지 말라,
예쁘기는 비슷하지만 투기하려는 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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